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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가나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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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1-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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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병원의 어다솜 진료부장이 명절 증후군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결혼 5년 차 주부인 김 모(34) 씨는 지난 설 연휴 직전에 갑자기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온갖 검사를 해 봤지만 결과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박 씨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꾀병으로 여기고 눈치를 줘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명절을 전후해 기혼여성들이 불안과 우울, 불면 등 정신적 증상은 물론 위장장애, 어깨 통증, 신체 마비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다. 명절이 지난 후에 이혼율이 높아지는 현상도 사회적인 명절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

 

가나병원의 어다솜 진료과장은 “명절증후군은 공식적으로 분류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이라며 설과 추석 무렵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증상은 개인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신체적으로는 소화불량과 어지러움 두통 심장 두근거림 등이, 정신적으로는 불면증과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감 등이 대표적이다. 두세 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찾아오기도 한다.

 

명절 증후군은 과거의 대가족 형태가 해체되고, 핵가족화가 일반화되면서 해마다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현대사회에서 명절을 맞아 대가족의 일원으로 포함되면서 갑자기 유교적인 대가족 문화로 들어가는 상황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특히 며느리들은 익숙하지 않은 음식 준비 뿐만 아니라 고부 갈등, 친척들과의 비교 등 갈등 상황을 갑자기 접하면서 큰 고통을 겪게 된다. 김 모 씨의 경우 명절에 시댁을 가기 싫다는 억압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무의식적으로 신체적 증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어다솜 진료과장은 “최근에는 주부 외에도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그 범위가 다양해지고 확장되는 추세”라며 “남편과 아내, 부모, 청년, 학생들까지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증후군을 예방,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가족모임에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대화 방법이 필요하다.

 

상대가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나친 관심과 간섭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명절 기간 과도한 가사노동, 가족 간 갈등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 주부들의 경우 남편과 자녀들의 따뜻한 말과 행동이 꼭 필요하다.

 

기존에 정신과 치료를 받던 사람도 명절 무렵 환경 변화와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증상이 악화하거나 재발하기도 한다. 특히 음주로 인한 증상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시기이므로 절주와 증상관리에 주의를 요한다.

 

어다솜 진료과장은 “가벼운 명절증후군은 명절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말하고 “그러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적응 장애 또는 우울증, 불안 장애, 신체형 장애 등 다른 병으로의 진행을 고려해야 하므로 정신과전문의의 상담을 받아 증상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관찰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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