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이맛집

일광대복집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771-3 전화번호 --
등록일 11-11-28 평점/조회수 3 /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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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봄의 맛은 어떤 것일까? 상큼함. 느닷없이 미나리가 떠올랐다. 미나리와 어울리는 음식은 복국이렸다! 복국을 따라 봄이 오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봄빛을 생각하니 일광(日光)이 이름부터 빛나고 있었다. 부산의 바다빛이 파랗고 신선하게 부서지는 기장군 일광면으로 향했다. 그곳의 일광대복집이 꽤 유명하다.

# 봄 복국을 찾아 일광으로

일광대복집의 복국 한 상이 산지(産地)의 다양함으로 풍성했다. 반찬은 웬만한 복국집과 달리 10여 가지로 많았다. 정성이 푸짐하여 반찬의 산지를 주워 섬기니 한 상 가득이다. 고추는 청송, 산나물은 정선 혹은 봉화, 시금치는 전남 신안의 비금도, 굴은 거제, 마늘은 개성공단(개성공단에서 까는 것이다), 멸치 미역과 봄동 양배추 무 등 갖가지 채소는 기장산(産)이다. 게다가 쌀은 경주 안강, 복어는 근해의 것이다. 한 상의 맛을 이루는 것들이 그렇게 가깝고 멀었고 또 다양하였다. 팔도의 맛이 한 상의 복국 상에 옹기종기 모였다.

반찬에 '바다'가 꽤 많아 부산 사람들 입맛에 칼칼하게 들러붙는다. 싱그럽다. 멍게 무침 한 점에 청송 고추가 알싸하게 향을 터뜨리고, 굴 한 점에는 남해의 물빛이 반짝 감돌고, 멸치 회는 무채와 어우러져 시원하고 삽상하다. 우리들은 "반찬이 살아 있다"라며 침을 삼켰다.

# 상큼한 미나리의 봄맛

생밀복 한 그릇의 향이 은은하고 그립게 피어올랐다. 동그란 뚝배기 속에 다진 마늘과 팽이버섯이 빠져 있었고, 그 밑으로 콩나물과 생밀복이 뜨겁고 시원하게 뒤섞여 한 그릇의 국물 세상을 이루고 있었다. 모두가 무채색 일색. 거기에 미나리가 녹색과 연둣빛으로 상큼하게 방점을 찍고 있다. 미나리의 방점은 빛깔뿐 아니라 맛까지 아울렀다. 콩나물에 더해 미나리가 아삭 하고 씹히는데 무릇 봄의 향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번진다. 아 상큼한 봄이다.

미나리는 일광산(産)이다.

일광대복집의 김차순(62·사진 오른쪽) 주인 아주머니는 "1988년부터 만 20년 복국 장사를 했다"고 했다. 아주머니의 고향은 일광. 1988년 이전까지 서면에서 식당일을 돕는 일을 했는데 그 집 주인이 갑자기 도망을 간 뒤 막막해져 "일본에서 20년간 살았던 아버지의 권유도 있고 해서 고향 가서 복국 장사를 해야겠다"고 반(半)귀향을 했단다. 아이들 학교 때문에 집은 부산에 여전히 있었고, 일광역 코앞에서 7.5평짜리 '원조대복집'을 개업했던 것. 고생 참 많이 했단다. 아주머니의 부친이 복국에 일광 미나리를 넣으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고향의 맛이 이루어졌다.

# 계절 맛에 손맛

원조대복집은 지난해 바로 맞은편 2층 230평짜리 새 건물로 옮겨 '일광대복집'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 집의 손맛이 꽤 소문나 있다. 올해 해돋이 날, 1천700여 명의 손님이 왔다. 지금도 일요일이면 1천 명 정도가 온단다. 금요일 낮 12시, 바쁜 시간인데도 주인 아주머니의 설명이 조근조근 친절하다. 알고 보니 그게 손맛이었다. 지금도 주인 아주머니는 주방에 들어간다. "똑같은 재료인데 다른 이에게 맡겼더니 맛이 영 달라지더라고요." 마음이 음식에 들어간다는 것은 진실이었다. 독성이 있는 복. 그 복국에 독성을 없애주는 미나리가 들어간다는 것도 진실이었다. 미나리는 새 맛으로 신선하고 명쾌했다. 봄이었다. 햇빛의 낱장 속에 봄빛이 가득 묻어나는 날, 속이 저 멀리까지 시원해졌다. 생밀복은 1만3천원이며, 이 집의 복요리는 7천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 051-721-1561.

최학림 기자 theos@busanilbo.com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4-12-11 09:53:18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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